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난 ‘안정’이란 환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 안정이라는 환상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반대로 원하는 과를 선택하지 못하고 대학에 들어와 기계과를 전공하게 된 나는 많은 대학 선배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때 접했던 선배들의 모습에서 내가 발견한 ‘안정’이란 모습은 한마디로 “학점만 적당히 잘 받고 무난히 학교생활하면 우리나라 대기업은 골라 들어갈 수 있어”라는 것이었다. 취업이야 나중에 3, 4학년에 가서 조금만 신경 쓰면 되니까 1, 2학년은 마음껏 놀라는 선배의 조언이 당시 난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매일 당구치고 술 마시고 미팅하며 윗 선배들의 라이프스타일, 직업관 등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동기들을 보면서 난 같이 어울릴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난 그런 ‘안정’엔 조금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적당히 해도 취직이 보장 된다는 그 말이 오히려 나에게는 족쇄를 채우려는 달콤한 미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당시 남들이 보기에는 그런대로 괜찮은 대학에 인기학과 전공으로 그럴싸하게 보이는 안정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 마음은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다. 안정과 내 인생에 대한 의미를 세상에 떠넘겨버리고 내 꿈과 미래를 그런 ‘안정’ 따위로 타협했다는 자책감으로 내 스스로가 증오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진정 내가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도 모르면서 무엇이 안정인가?’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선뜻 원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그것이 무엇인지 뚜렷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고통보다 지루함을 못 견디는 나는 그런 매일의 삶이 정말 재미가 없었고 박제가 되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좌절된 꿈을 찾기 위해 무척 방황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창작에 대한 욕구는 나를 음악동아리로 이끌었고 대리충족인 격으로 음악을 접하다 2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입대했다. 입대한 가장 큰 이유는 군대에 있을 동안 이 잘못 끼워진 첫 단추를 해결할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군대에 있으면서 취사병, 공구병, 밴드부에 이르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 동안 나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차츰 원하는 것을 가닥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 마음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 갔고 그 무렵 재즈를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안정이라고 하면 쌍벽을 이루듯이 떠올리는 단어가 있다. 바로 ‘돈’과 ‘현실’이다. 수많은 꿈과 도전이 이 두 단어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너무나 많이 보았다. 그리고 이 두 단어로 모든 것을 해명하고 합리화시켜버리는 것 또한 많이 보았다.
그러나 나는 안정이라는 현실적인 목표가 주는 경쟁이 결코 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이 있다고 하자. 수많은 젊은이들이 들어가고 싶어서 안달한다. 그러나 입사와 동시에 나와 비슷한 생각, 경험 그리고 가려는 방향이 같은 수많은 사람들과 비슷한 환경 속에서 같이 쌍코피 터지는 경쟁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비슷비슷한 조건과 경험의 사람이 같은 방향을 향해서 뛰어가는 것처럼 이기기 힘든 경쟁은 없기 때문이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여서 경쟁을 하기에 더욱 치열하고 때론 비겁해지기도 한다. 때로는 나는 사라지고 경쟁만 남기도 한다.
새로운 안정의 기준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시대에는 변화가 곧 안정이다. 고정되고 안착된 것은 불안정이다. 세상은 빠른 속도로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안정의 기준을 재즈에서 찾는다. 재즈 음악, 재즈스타일, 재즈경영의 본질은 ‘변화 추구’에 있기 때문이다.
<재즈스타일의 ‘안정’>
첫째, 내 안정의 기준을 내가 선택한다.
천편일률적으로 이야기하는 안정된 직장, 주택, 자동차 소유가 아니라 어떤 이는 귀농을 해서 많은 돈은 없더라도 자연을 벗하며 자유롭게 사는 것이 안정일 수가 있다. 일단, 내 안정의 기준을 내가 정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인생관, 가치관, 철학 등 주체적인 판단기준이 서 있어야 한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선 다소 이기적이 되어야 한다. 전설적인 영국의 팝스타 데이빗 보위가 있다. 어느 날 그는 영국 왕실로부터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기사작위를 받게 되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 이유는 이렇다. “나는 누군가로부터, 특정 형식에 의해 내 음악을 검증받을 필요를 느끼지 않는 독립된 존재이다. 나는 내 자신을 위해 음악을 한다.”
재즈스타일의 ‘안정’이란, 무엇보다도 내 인생에 대한 스스로의 철학, 가치관이 단단히 서고 그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그 의미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의한 대로 성취감과 만족감이 충족될 때 진정한 안정을 느끼는 것이다.
둘째,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균형을 잘 조절한다.
잘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더 안정되어 있다. 왜냐하면 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이 지구상에는 얼마든지 많기 때문이다. 나보다 더 싼 임금에 일도 더 많이 하고 더 잘하는 외국인이 있다면 나는 그 일을 평생 못할 수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그것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평생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당장 돈을 벌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런 경우, 돈을 당장 벌 수 있는 일을 해가면서 하고 싶은 일과의 균형, 혹은 하고 싶은 일을 돈이 되는 새로운 각도로 접근해가면서 해결책을 모색해나가야 한다.
셋째, 진정한 안정을 원한다면 불안정한 길로 떠나라. 흔히 요즈음 젊은이들은 소위 안정된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입사하려고 하는 추세가 대세다. 그렇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기업에 입사하게 되면 안정되게 월급을 꼬박꼬박 제공해주고 ‘갑’의 위치에서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특혜가 주어지게 된다. 그러다 세월이 많이 흐른 어느 날, 대기업에서 구조조정을 하면서 투자대비 능력으로 보았을 때 경제성이 떨어지는 사원들을 가차없이 퇴출하기 시작한다. 중년을 넘긴 나이에 정글 속에서 생존법칙을 처음부터 다시 찾아나가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린다. 안정된 삶을 살기 위해 했던 최선의 선택이 오히려 최악의 불안정한 삶으로 인도하는 꼴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반면, 역으로 현실적이지 않고 안정과도 거리가 먼 길이 있다. 그 길을 선택하는 자는 분명 극소수일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는 그 길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서는 ‘무엇’인가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꿈에 대한 열정, 새로움에 대한 도전정신 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목표의식이 투철할 수밖에 없다. 처음 가는 길이다 보니 늘 긴장하며 깨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외부가 위험하고 불안정하기에 안정의 요소를 자신의 내부로부터 찾을 수밖에 없다. 자연히 자신의 내부가 단단해진다. 철학과 생각, 판단력이 올곧게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안정되지 않은 길을 가라. 그 길을 가게 되면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기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시대에 개인은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그 무엇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만약 낯선 길을 가게 되면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자신만의 체험을 갖게 된다. 그 경험을 다른 이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이 되도록 재창조할 수 있다면 그것은 자신만의 강력한 무기가 되고, 경쟁상대없이 오롯이 나의 길만 걸어가면 될 것이다
. 스스로 위기를 만들어 기회를 창출하는 것, 지금껏 나의 인생여정에서 소중하게 깨달은 성공의 열쇠다.
넷째, 커다란 세상의 소리가 아닌 조용한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라.
세상에는 스스로에게 소외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자신의 내면에서 들리는 목소리보다 변덕 투성이인 세상의 소리에 귀를 더 기울이고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 안정이란 결코 밖으로부터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자기 내면의 저 안쪽 깊숙한 곳에서부터 다가오는 것이다. 군대에 있을 때의 시간 그리고 휴학계를 1년 더 연장하고 가진 나와의 대화시간은 앞으로의 내 인생의 꿈과 목표를 다시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더욱이 복학을 8개월 정도 남겨놓고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간 6개월이란 시간은 한국을 벗어나 세상의 협박과 부모의 욕심이 제거된 환경에서 내면의 나와 철저하게 독대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시간 속에서 비로소 나는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었고 다시 내 인생의 목표를 재정비하고 머나먼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기와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었다. 스스로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저 마음 한쪽 깊은 구석에서 웅크리고 숨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손을 내밀어 따스한 대화를 시도해봐야 한다.
다섯째, 감정의 변화와 상관없이 지속할 수 있는 행동력, 실천력을 갖춰라.
누구나 다 열심히 한다. 차이를 발생시키는 것은 감정의 기복이 있을 때, 어떤 위기가 닥쳤을 때도, 심지어 최악의 경우가 닥쳤을 때다. 그때 바로 허물어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떤 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원래 해오던 대로 변함없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한다. 그런 지속할 수 있는 행동력, 실천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삶에 있어서 매우 큰 힘이 된다. 왜냐하면, 내 감정과는 별도로 내 행동과 실천에 의해서 내 인생은 세상과 접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내 감정상태가 아닌 내 행동과 실천이다. 보통 자기관리라고 한다면 몸매, 외모를 많이 얘기하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감정관리, 행동관리, 표정관리다. 나의 기복 있는 감정상태가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 비교하지 말라, 당신 스스로 존재하라.
진정한 안정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나온다. 누구보다 더 뛰어나야 내 존재감을 부여받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승자와 패자가 뚜렷이 갈리는 구시대적 발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비교를 통해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고 싶어한다.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스스로 지닌 차별적인 핵심요소는 방치해두고 그저 다른 사람들이 하는대로 따라 한다. 그런 식으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가 없다. 자신의 정체성으로 스스로 존재하지 않으면 강력한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은 파레토의 법칙에서 롱테일의 법칙으로 선회한 지 오래다. 그리고 그것은 블랙 스완으로 날아올랐다. 이제는 0.1%의 소수가 전 세계를 바꿀 수도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 소수가 여러분이 될 수도 있다. 당신 고유의 색깔을 잘 유지하고 발전시킨다면 지금과 같은 롱테일의 시대에서는 반드시 언젠가 써먹을 때가 있기 마련이다. 가장 안정되고 행복하게 사는 길은 ‘자기’답게 사는 길이다.
일곱째, 항상 가슴 뛰게 만들어라.
가슴이 뛰는 경우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기대에 대한 설렘으로 뛰는 경우, 절박한 위기의식을 느꼈을 경우, 사랑에 빠졌을 경우, 이때 나는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안정된 환경은 결코 내 가슴을 뛰게 만들지 못한다. 일에 대한 성취감으로 가슴이 뛰건, 사랑으로 가슴이 뛰건, 부당한 상황으로 인한 분노로 가슴이 뛰건, 무엇인가에 강력한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상태는 자신의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이것은 온갖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과 에너지를 불러온다.
여덟째, Best One이 아니라 Only one, 나만의 영역을 개척하라 남보다 더 큰 집, 더 많은 연봉, 더 비싼 외제차를 갖추어야 안정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늘 Best one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은 설령 최고 자리를 차지한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2, 3인자가 1위의 자리를 노리고 도전하고 있는 이상 결코 편안하지 못하다. 그러나 나의 차별성이 확고하게 반영이 된 Only One의 영역이 있다면 그곳에서는 경쟁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예술작품처럼 그것 하나만이 의미 있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세상의 빠른 변화와 동종업계의 무차별한 공격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기 페이스대로 안정되게 자기 영역을 더욱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
아홉째, 0.2% 결핍의 상태를 유지하라.
안정이란 100%가 다 채워진 상태를 일컬음이 아니다. 완전함을 위해 노력하는 상태, 그것이 안정된 상태다. 그래서 약간은 불편한 상태, 부족한 결핍의 상태가 계속 지치지 않고 활동하게 만드는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스스로 100% 완벽하다고 인식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바로 그 순간부터 영민하게 깨어있던 야생의 생존본능이 둔감하게 되고, 그 다음에는 나락과 퇴보만 남았을 뿐이다.
0.2%의 결핍상태는 내 자신을 안주하지 않게 만들고 정진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여러분께 감히 제안한다. 모두가 인정하는 안전한 길을 선택하지 마시고, 모두가 인정하지 않지만 내가 인정하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모험의 길을 가시라고.
진정한 안정됨이란 무엇보다도 내 인생에 대한 스스로의 철학, 주관이 단단히 서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성취감과 만족감이 충족될 때 온다. 결국 안정이란 나의 잠재역량을 최대한 끌어내주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환경이다. 따라서 역설적으로 나를 안주시키지 않고 고통과 좌절을 경험하게 하는 불안정함이 안정된 길이라는 말이 된다. 정말 안정된 삶을 살고 싶으면 불안정과 친숙하게 지내라. 즉, 안정과 불안정은 동전의 양면이다.
진정한 안정은 변화다. 재즈스타일식 안정을 추구하라. 그러면 불안정과 불확실한 상황을 즐기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얼굴을 하고 단상에 오른 지휘자는 자신을 잘 따라오면 안정된 미래를 보장해주겠다는 듯이 힘차게 지휘봉을 높게 치켜들었다.
난 그저 주어진 악보대로 열심히 연습하고 지휘자가 이끄는 데로 잘 따라 연주하면 수많은 관객이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을 보내줄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날 관객들은 더 이상 우리의 음악을 원하지 않았다. 오만한 듯 자신감 넘쳤던 그 지휘자는 단상으로부터 도망가버렸다.
악보를 찢어라
세상은 이미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기 시작했다. 지휘자만 보고 악보대로 연주만 하면 되었던 시대의 패러다임이 무너져버린 것이다. 공연장의 관객들은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한창 일할 나이인 40~ 50대에 직장을 잃은 사람, 취업을 못하고 학력만 높아져가는 20~ 30대, 무너지고 있는 수십만의 자영업자. 이들에게 해답이 되는 악보를 선사해줄 지휘자는 이제 없는 것이다. 아니, 그 지휘자도 사실은 일자리를 찾아 먼 길을 떠나버렸다.
이제는 악보가 필요 없는 시대다. 세상은 이미 누군가가 그려준 악보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악보보다는 자신의 판단, 직관, 능력을 믿어야 한다. 이제는 악보에 의존하는 음악이 아닌 내 목소리, 내 음악을 찾아가야 한다. 악보를 달라고 하기에 앞서, 나는 무슨 음악을 연주할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음악을 함께 연주할 사람은 어디에 있으며 또 들어줄 사람은 어디에 있는지, 이제는 스스로 찾아나서야 할 때가 왔다.
악기를 연주할 때 악보를 보는 습관을 들이면 악보 없이는 절대로 연주할 수 없다.
이제는 악보를 스스로 찢어야 한다.
그리고 눈을 감고 자신의 가슴 속에서 떠오르는 멜로디 선율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대응하는 연주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의무라는 오선지에 책임이라는 음표가 촘촘히 그려져 있는 악보는 이제 활활 태워버리고,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를 과감히 바로 연주하기 시작해야 한다.
나 또한 대학 들어올 때까지 정말 충실하게 악보만 보고 살아온 삶이었다.
전공도 원하던 과를 가지 못하고 세상과 부모들의 잣대로 만들어놓은 악보대로 선택을 하는 과오를 저질렀다.
이과였지만 그림에 소질이 있고 창작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건축과에 마음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집에서는 기계계열학과를 가기를 원했다. 처음에는 꼭 건축과에 가겠다고 버텼으나 온 집안 식구와 친척까지 동원된 협공에 그만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그 협공은 ‘장남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 인식(뭐가 모범인지는 모르겠으나)’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조장’이었다.
그러나 역시 결정타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조장’이었다. 그 이후로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을 다시 찾아 떠나기까지 장장 8년이란 세월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내 꿈과 미래를 세상과 흥정했다는 자괴감에 무척이나 괴로웠던 시간이었다.
너 자신이 악보가 되어라
어느 시점에 이르러 나는 이제 나만의 스타일을 찾을 때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나는 평소에 즐겨 듣던 버드 파웰과 셀로니우스 몽크의 레코드를 모두 창고에 넣고는 문을 잠가버렸다. 그렇게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내기 위해 몰두하던 어느 날, 비로소 나의 연주는 더 이상 버드 파웰이 아닌, 나 자신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 피아니스트 호레이스 실버
비밥 시대에 버드 파웰과 셀로니우스 몽크란 당시 수많은 재즈 피아노연주자들에게 ‘큰 바위 얼굴’ 같은 존재였었다. 이 두 거대한 산을 넘는 것이 당시 피아노 연주자의 커다란 관문이었다. 한때 이들의 추종자였던 호레이스 실버는 과감히 이들로부터 벗어나 자신만의 펑키하면서도 블루지한 느낌이 절묘하게 접목되어 있는 하드밥 스타일을 창조했다. 특히, 리듬앤블루스, 가스펠, 그의 뿌리였던 포르투갈 민속음악의 요소가 잘 섞여 있는 그만의 펑키 피아노 스타일은 후에 수많은 재즈 피아니스트와 현대 재즈음악에큰 영향을 끼쳤다.
재즈연주에 입문할 때, 처음에는 다른 연주자의 연주를 카피하면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차츰 실력이 쌓이게 되면 점차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웹 2.0이 집단지성의 시대였다면 웹 3.0 시대의 화두는 단연코 ‘개인화’일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이 한 명의 개인을 위해 존재하는 시대가 곧 오는 것이다. 그 시대에는 다른 이와 다른 ‘나’를 명료하게 인식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당당하게 만들어가는 것이 행복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요즈음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TV 광고카피가 있다. “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 하지만, 솔직히 지금 한국적 상황에서 그렇게 실천으로 옮기기는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생각대로 했다간 다들 큰일 나는 줄 알고 있다.
하지만 내 마음 가는 대로, 내 생각대로 하는 것이 결국 답이 되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앞으로는 맞고 틀리고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지금처럼 변화가 많은 시대에 어제는 옳았지만 오늘은 틀릴 수가 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과 ‘다른 나’를 충분히 인지하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또 그 ‘다른 나’스럽게 사는 방법을 스스로 찾는 것이다.
다른 이와의 ‘비교’ 속에 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난 ‘절대’적으로 스스로 그렇게 존재할 뿐이다. 그런 나를 섬세하게 찾아나가고 또 찾은 바대로 가장 자연스럽게 살아나가는 것이 진정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재즈는 결과의 음악이 아니라 과정의 음악이다. 클래식처럼 원작자 창작의 결과로 이미 완성되어 있는 악보를 보고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재즈는 순간순간 연주하는 과정 그 자체가 음악이자 악보가 된다.
매일 그려지는 오선지 위에 내가 내리는 선택 하나 하나가 음표가 되고 그것이 이어져서 오늘 하루의 내 멜로디가 탄생한다. 당신이 살아가는 삶 자체가 바로 악보다. 그 악보의 멜로디가 감동스럽다면 누군가가 당신의 악보를 채보해서 열심히 따라서 연습할 것이다.
만약 그런 오선지가 쌓여서 하나의 이어지는 멜로디가 되면 내 인생을 연주하는 한 편의 장대한 곡이 될 것이다. 그 곡이 사람들 가슴에 깊은 감동과 깨달음을 준다면 난 죽어도 죽은 게 아니고 사람들 가슴 속에 영원히 살 수가 있다.
우리는 이제 악보를 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좋은 악보가 되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네가 선택하는 삶을 살아라. 그게 정답이고. 삶에 있어서는 재즈스타일의 시작이며, 경영에 있어서는 재즈경영의 첫발이다.
“너희들은 내 악기야. 난 오케스트라라는 악기를 연주하는 거고 너희들은 그 부속품이라고! 늙은 악기, 젊은 악기, 울며 뛰쳐나간 똥 덩어리 악기, 카바레 악기, 회사 다니는 악기, 대드는 악기! 아니! 너희들은 그냥 개야! 난 주인이고! 그러니까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나 짖으란 말이야!"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중에서)
강마에는 부르짖는다. 처음엔 단원이 반발하다가 나중에는 그에게 복종하게 된다. 그는 너무나 탁월했고 무엇보다 그들 개개인으로서는 그 어떤 연주도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1세기 웹 2.0 시대에 강마에와 같은 리더를 만나게 된다면 그 회사의 직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너는 그냥 짖었을 뿐이고 난 그저 내 할 일을 할 뿐이고.” 아마 싸늘한 반응 혹은 반응 자체가 없을 것이다.
강마에 식 리더십은 정주영 회장의 밀어붙이는 불도저 정신이 통하는 산업화 시대에는 소위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시대에서 이런 스타일로는 정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1991년 100대 기업 중에서 현재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고작 20여 개에 불과하다. 몰락한 기업들의 실패요인은 무엇보다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의 황제 경영, 독재 경영이 문제였다. 한보그룹과 대우그룹은 ‘정태수 회장’과 ‘김우중 회장’이라는 걸출한 창업자의 능력 때문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지만, 곧 이들의 독선 경영으로 결국 파국을 맞았다. 대우그룹의 경우 김 회장의 “OK” 한 마디면 모든 것이 통했다.
다른 경쟁 기업들이 외환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때도 대우는 김 회장의 진두지휘로 과거 1960~ 1970년대식 확장경영에 나서 몸집을 불렸고, IT 등 미래산업보다는 건설, 자동차 등 기존 사업에 돈을 쏟아 부었다. 이 같은 독단경영은 방만한 경영과 함께 재무 건전성 부족에 따른 과도한 부채를 초래하게 마련이다.
- 매일경제 2008. 8. 1자 기사 ‘그들은 왜 몰락했나’
산업화 시대에서는 클래식 오케스트라처럼 악보를 보고 지휘자가 시키는 대로 하면 별 문제가 없이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었다. 세상 많은 것이 예측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혜안이 있고 능력이 탁월한 강력한 리더가 이끄는 데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어쩌면 더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의 시대가 예측이 불가능한 시대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 리더의 능력이 아무리 탁월하다 하더라도 한 사람이 커버하기에는 불가능한, 너무나 많고 다양한 돌발적인 상황이 항시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위의 신문기사에도 예시했듯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 하루아침에 무너졌고 많은 젊은이들로부터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었던 회장님은 쓸쓸하고 비참한 말로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과오가 그의 독단적인 경영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이다.
재즈스타일의 등장
클래식 음악과 대조적인 음악 형태가 있다. 그것은 재즈다.
재즈가 클래식 음악과 가장 다른 점은 우선 악보가 그다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설령 악보가 있더라도 재즈연주가는 악보대로 연주하지 않는다. 악보대로 연주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재즈가 아니기 때문이다. 재즈는 즉흥연주를 가장 큰 특징으로 하는 음악이다. 함께 연주하는 타 연주가에 따라서 그날 청중의 분위기에 따라서 그리고 그날 내 컨디션에 따라서도 연주가 달라진다. 나에게 불특정적으로 쏟아지는 여러 신호를 받아 순간적으로 내 반응(연주)을 이끌어내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따로 리더도 없는 경우도 많다.
서로 연주를 해나가면서 곡의 흐름에 따라 때로는 내가 리더가 되기도 하고 다른 악기가 리더가 되기도 한다. 어떤 테마에 대해 일방적인 리더의 지시가 아닌 연주에 참가한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순간순간 판단해나가면서 연주한다. 여러 악기가 그리는 큰 그림 속의 자신 역할을 파악해나가면서 쉴 새 없이 포지셔닝을 해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음악을 예상할 수 없으며, 오히려 예측불허한 상황을 즐기고 새롭게 펼쳐지는 상황에 따라 음악을 즉흥적으로 창조해나가는 것이 바로 재즈가 갖는 매력이다.
지금 시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신기술이 나오고 전 세계의 문화, 경제, 사회 등이 분열, 재조립, 통합되어가면서 변화와 혁신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다. 그만큼 미래를 예측하기가 어렵게 되었고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 놓이게 되었다. 이 즈음해서 재즈가 갖고 있는 특성은 설득력 있는 하나의 솔루션으로 다가온다.
기업은 불확실한 상황에 강한 조직이 필요하다. 클래식 스타일은 불확실성을 감내하지 못한다. 악보처럼 이미 정해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악보가 없는 한 클래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즉흥적이고 자유로우면서 서로 기본 룰을 지켜나가는 ‘재즈스타일’형 조직은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21세기 경영자도 재즈연주가처럼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않고, 벌어지는 다양한 돌발상황과 전 세계로부터의 수많은 마이크로트렌드에 대하여 즐기듯 대응해야 하는 시대다. 조직의 직원들에게도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자발적인 참여와 때로는 주인의식마저 이끌어 내야 하는 능력이 앞으로의 리더에게 요구되는 덕목인 것이다.
끝으로 개인으로서도 재즈스타일은 훌륭한 생존방식이 될 것이다. 비교하지 않고 그냥 ‘나’답게 살아가는 사람, 자신의 ‘다름’을 체계 있고 단단하게 구성해나가는 사람, 어떤 예기치 않았던 위기상황에도 즉흥적이지만 훈련된 반응으로 그 난관을 타개해나가는 사람, 재즈연주가가 단독 연주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얼마든지 다른 악기와 다양한 콤비네이션이 가능하듯이, 혼자서도 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다른 기업이나 개인과도 필요시에 기민하게 결합되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나갈 수 있는 역량이 앞으로는 요구된다.
앞으로 생존과 번영의 핵심 키워드는 창조다. 창조가 태어날 수 있는 풍토를 만드는 것이 꼭 필요한 시대적 요구이다. 그 풍토는 맞다 틀리다 따지며 사는 것보다는, 그리고 틀리지 않으려고 안정적이고 무미건조한 삶을 사는 것보다는, 좀 실수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이내믹하고 다양한 이야기꺼리가 많은 풍요로운 삶을 사는 스타일에서 비롯된다. 실수를 또 다른 창조의 실마리로 만드는 재즈스타일 말이다.
이번에 모실 강사님은 현재 소셜미디어와 마케팅연구소 대표님으로 계시면서 마케팅제휴담당자모임인 마제모의 운영진으로서 비즈니스제휴를 전문적으로 해오시는 분입니다. 이미 1000 여 이상의 업체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코디네이션 그리고 제휴와 영업을 대행, 컨설팅을 해오셨습니다. 현재는 온라인마케팅과 소셜미디어전문가 로서도 활발하게 강의활동을 해오시고 계십니다
오늘은 다양한 사례와 함께 페이스북, 포스퀘어, 아이폰을 중심으로 한 소셜미디어활용사례와 그 적용 에 대해서 강의를 해주실 것입니다.
■ 초청강사 : 김대중
■ 강의주제 : 페이스북, 포스퀘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소셜미디어활용사례와 그 적용
■ 강사님 학력 & 약력
현재
현) DreamJ Communication 대표
현) 소셜미디어와 마케팅 연구소 대표
경력 ■ 제휴, 마케팅, 소셜미디어 전문가
중소기업청 르호봇1인창조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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